이 영화가 가지는 첫 번째 강점은 시각적 효과이다. 실제 모형을 이용한 스탑 모션도 포함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마도 대부분은 CG작업의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실제 레고를 가지고 놀던 감성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리고 그 감성은 자신은 레고 블럭이 아닌척 하는 기존의 레고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다. 덕분에 초반 10분 동안 스크린에 비춰진 모습은 황홀할 정도이다.
최근 레고는 특수 블럭들이 많이 추가하면서 표현력을 보강하는 대신 조합하는 자유도는 많이 제약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영화의 주제와도 닿아있는) 기본적인 블럭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영화 속 모형들은 앞선 시각적 효과와 좋은 화학작용을 만들어낸다.
또다른 강점은 스토리이다. 사실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스토리는 너무 편하게 진행하는 거 아닌가 할 정도로 개연성을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사 부분이 나타나면서 이 거친 스토리는 오히려 엄청난 장점이 된다. 사실 그런 허술한 스토리가 레고를 가지고 놀 때 우리가 만들어내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영화도 그런 이야기 중 하나다. 덕분에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다만 레고의 세계과 실제의 세계를 대비하기 위함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둘의 결합이 너무 거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라기보다 마치 드라마 세트장을 생각나게 하는 영상은 몰입을 조금 방해했다.
+ 지금까지 레고의 다양한 시리즈들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레고에 대한 향수도 꽤 성공적으로 자극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베니라는 80년대 우주 시리즈 캐릭터에 몰입해는데, 어릴 때 다른 시리즈를 사도 죄다 우주선으로 만들어버렸던 기억이 났다.
+ 영화를 보기 전 날 스타워즈 관련 상품을 찾다가 보고서는 너무 가지고 싶었던 슈퍼 스타 디스트로이어, 데스스타, 밀레니엄 팰컨... 모두 등장하는 모습에 묘하게 즐거웠다.